Sting

하루이틀 일이 아닌데도, 요즘 느끼는 열패감은 지독하다.

꾸역꾸역 시간을 먹어 밀어내고 있다. 그날 발등에 떨어진 불은 끄고 있다. 딱 거기까지다.

변화가 필요하단 생각을 많이 한다. 무슨 변화인지는 아직 손에 잡히지 않았다. 하지만 그것이 어떻든간에 실행에 옮길 자신이 없는 것도 사실이다. 언제부터 이렇게 나약했을까. 아니 원래 겁쟁이었나.

요즘 같아선 누구도 만나고 싶지 않다가도, 무너진 둑 위로 강물이 넘쳐흐르는 순간이 필요하다 싶다가도, 다시 입을 꾹 닫는다. 여러모로 지쳤다. 마모된 열정 때문만은 아니다. 소모된 자아 탓이 크다. 이럴 때에는 멈춰서야 한다는 걸 잘 알고 있는데, 이미 멈춰 섰으면서도 허덕이는 기분이다. 날아가는 새의 꼬리를 쳐다볼 힘마저 사라져간다. 그러면서 또 꾸역꾸역 하루를 삼킨다.

일단 수다부터 시작해야 할까. 정해진 시각에 집에서 나와 고속버스에 몸을 싣고, 정해진 시각에 맞춰 헐레벌떡 집으로 돌라오는 일상이 너무 고단하다. 가뜩이나 숨쉴 틈이 없는데 가느다란 숨구멍조차 막혀간다. 나한테는 새로 균열을 낼 힘도 없고, 비상용 산소통도 없는데 어찌하나. 그런 생각이 또 꼬리를 물고 물러 머리를 채우면 멍해진다. 구름이 흘러가듯 지나가기만을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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