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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816 피터팬이 되진 않기를

2016년 8월 1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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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o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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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8-09 20.15.09

아이가 그림자를 쫓기 시작했다.

움직이는 요령을 몰라 머리에 힘만 주며 끙끙대던 날은 순식간에 과거가 됐다. 팔과 다리에 자유의지가 실리면서 딸의 몸놀림은 더욱 바빠졌고, 빨라졌다. 잠자리에 드는 시간도 미뤄졌다. 그러면서 아이는 처음으로 그림자와 마주했다.

동남쪽으로 창이 난 딸의 방에서는 좀처럼 보기 힘든 존재였다. 태양이 길어진 꼬리를 거둬들여야만 어슴푸레한 조명이 제몫을 하는 그 방에서 마지막 수유를 하면, 아이는 곯아떨어지곤 했다.

그런데 어느 날부터 딸은 부푼 배를 자랑하며 씨익 웃고는 열심히 몸을 움직였다. 방안 곳곳을 살폈다. 벽을 향해 기어갔다. 잡힐 듯 잡히지 않는 그림자를 향해 손을 뻗었다. 이 모습을 보며 나는 웬디의 개에게 물려 떨어져나간 그림자를 찾던 피터팬을 떠올렸다.

하루하루가 아깝다. 어제와 오늘, 내일의 아이는 다르다. 무시로 부르던 엄마 아빠를 언젠가는 찾지 않을 테고, 산타를 믿는 눈망울도 흔들릴 것이다. 어른이 될 것이다. 이런 생각을 하면 마음에 쓸쓸한 바람이 불어온다.

그럼에도 아이로 남지는 말기 바란다. 기쁜 일, 슬픈 일, 괴롭고 안타까운 일 모두 겪고 이해해가며 인생의 단계들을 하나하나 밟아가기를, 그렇게 앞으로 나아가기를 기도한다. 동화 속 주인공 같던 예쁜 모습은 엄마가 모두 잊지 않을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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