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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타이밍이 중요하다

2017년 9월 1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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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o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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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생아는 의지라는 것을, 또 자신의 의지대로 몸을 움직일 수 있다는 것을 잘 모른다. 체리만한 위는 일자모양이라 의지와 상관없이 먹은 것을 게워내고, 가느다란 팔다리를 번쩍번쩍 들어가며 용을 쓰는 것은 의지와 상관없이 급성장기의 통증을 이겨내려는 몸짓이다. 괄약근과 오줌통도 의지라는 것과 무관하게 작동한다. 아기는 두 기관의 강약을 조절할 줄 모른다. 그래서 타이밍이 중요하다. 적절한 때를 맞추지 못하면 기저귀 갈기에는 고통이 따른다. 똥폭탄이나 오줌 미사일을 맞는.

마루야마 겐지는 “몸으로 깨달은 것은 평생 남는다”고 했지만, 이 지식은 몸으로 습득한 것인데도 벌써 잊었던가. 지난 한 달 동안 기저귀를 갈다 적지 않은 변에 당했다. 불상사를 막기 위해 황급히 물티슈로 방어에 나섰지만 실패한 적도 한두 번이 아니다. 오늘도 그랬다. 황금색 상흔이 남은 속싸개에 비누칠을 하며 반성한다. 오늘도 나는 타이밍을 맞추지 못했구나. 흥건하게 젖은 배냇수트와 방수요를 치우며 다짐한다. 내일은 타이밍 좀 맞춰보자.

모든 일이 그렇지만, 신생아 육아는 더욱 타이밍이 중요하다. 기저귀를 가는 일이 전부가 아니다. 수유 간격을 맞추지 못하면 ‘완모맘’은 인간 공갈젖꼭지가 된다. 적당한 포만감을 느끼지 못하면 아기는 거듭 젖을 찾기 마련이다. 불편함도 사라지지 않는다. 퉁퉁 불어버린 젖가슴 위로 파르라니 도드라진 혈관을 보며, 손가락까지 저릿저릿한 통증을 참아내야 한다. 젖만큼 잠도 중요하다. 낮과 밤을 모르는 아기는 낮과 밤이 뒤바뀌기 쉽다. 여기에 잠투정마저 더해지지 않도록 적당한 간격으로, 적당한 편안함 속에서 잘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굳이 ‘교육’이란 단어를 붙이지 않아도, 수면의 타이밍을 맞춰주는 일은 모든 부모의 최대 과제다.

똥, 잠, 젖의 타이밍은 그래도 해결책이 있다. 시간이다. 아이가 크면 자연스럽게 아이의 생체리듬에 맞춰진다. 하지만 인생의 타이밍을 맞추는 데에는 답이 없다. 인생의 짬이 쌓여갈수록 더 어렵다. 전보다 딱히 더 많이 갖거나 바라기 때문은 아니다. 더 많이 고려해야 한다. 나이를 먹는 일은 그만큼 삶의 변수가 늘어나는 일이다. 일, 건강, 관계, 돈… 여기에 자녀까지 추가된 우리는 요즘 걱정이 늘었다. 속 쓰린 소식만 들린 오늘 같은 날에는 마음이 더 아릿하다.

아기의 타이밍을 맞추기 어렵다가도 익숙해지듯 삶의 갈림길에서 선택의 타이밍을 잡는 일 역시 좀더 능수능란해질 수는 없을까. 반환점처럼 보이는 저 깃발을 잡을까 말까 고민하며 끄적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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