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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으로 쓰는 일

2017년 3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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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o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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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쓰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제때’라는 생각이 든다. 제때 손쓰지 않으면 일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기 때문이다. 사고나 사건이 터졌을 때 인명을 구조하기 위한 초반의 금쪽같은 시간을 가리켜 ‘골든타임’이라 일컫는 것도 이 때문일 것이다. 대한민국 정부는 이 시간을 그냥 흘려보냈다. 당시 대통령이었던 이가 골든타임인 7시간 동안 무엇을 했는지도 분명치 않다. 사태가 그토록 급박한 것을 깨닫고 그것을 제때 바로잡으려고 애썼다면, 사건이 재앙이 되는 일만은 막을 수 있었을 것이다. 손을 내미는 일, 손을 뻗는 일은, 손쓰는 일을 하는 그 어느 때보다 민첩해야 한다. 위기를 막아내고 일상을 유지하는 데 있어 손쓰는 일은 그 시간이 아니면 안 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이때 손쓰는 일은 절박함과 맞붙어 있다.

…(중략)… 불의의 뿌리를 뽑는 일도, 진실을 들어올리는 일도 둘 다 아래에서 위를 향한 힘에서 비롯한다.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말도 안 되는 일들이 터질 때마다 그것들은 각자의 말로, 우리의 말로 남을 것이다. 그 말을 받아 적는 손에 대해 생각한다. 글은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쓰지만, 받아 적는 사람의 마음은 늘 아래에서 위를 향할 것이다. 글을 쓰는 내게, 손쓰는 일은 곧 손으로 쓰는 일이다. 잊지 않는 일이다.

오은, <그날 이후 시간은 ‘세월’이 될 수 없었다>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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