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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암동

2018년 1월 2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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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o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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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보이빌딩으로 바로 와!” 라는 메시지를 보는 순간 머릿속에 물음표가 찍혔다.

‘거기가 어디지?’

상암동은 매번 갈 때마다 상전벽해이란 사자성어를 떠오르게 만드는 곳이 된 지 오래다. 회사 지하상가들도 많이 변했고, 주변에 모르는 건물도 우후죽순격으로 생겨났다. J가 말한 사보이빌딩도 그 중 하나 같다. ‘같다’고 추측하는 이유는 자신이 없어서다. 애초에 그쪽으로 가 본 일이 없으니까. 여느 외근직처럼 회사 주변은 매번 낯선 곳이라 나는 정해진 좌표만 찍고 나오기도 버거웠다. 아무튼 지도맵을 수시로 확인하며 약속장소에 도착했다. 입사 초기만해도 사무실에서 일하다 점심 때가 되면 어디 가서 뭘 먹을지가 마땅치않아 고민이었는데, 이제는 어디 가서 뭘 먹을지를 정할 선택지가 너무 많아졌다는 걸 실감할 수 있었다. J와 만나기로 한 식당 역시 1) 돈부리 2) 이탈리안 3) 갈비탕 4) 쌀국수 중 하나를 고른 결과였으니까.

우리는 사케동과 네기돈부리를 택했다. 연어를 꽃잎처럼 말아 하얀 쌀밥 위에 올린 것과 계란물에 송송 썬 대파를 넣어 익힌 뒤 돈까스 덮밥 위에 얹은 음식이다. 가격은 적당했고 맛은 무난했다. 배불리 식사를 마친 뒤에는 회사 지하상가에서 커피를 한 잔씩 사들고 나왔다. 이곳 역시 만만찮게 낯선 공간이 됐다. 문닫은 가게, 새로 간판을 내건 곳이 한두 군데가 아니다. 생각해보니 작년 초 복귀하고 여름 휴가에 들어갈 때까지 사무실에 들어온 날이 손에 꼽힌다. 열 손가락으로 헤아리고도 남을 듯?

그런데 회사도 낯선 공간으로 변해 있었다. 대대적인 공간 재구성에 들어갔다는 소식은 들었지만 눈으로 직접 본 것은 이날이 처음이었다. 자리 배치도 달라지고, 책상이나 파티션 같은 집기들도 바뀌어 있었다. 좀더 현대의 언론사스러운 느낌이랄까. 물론 사람들의 얼굴은 예전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그래도 공간이라는 것이 변하면, 약간의 마음가짐을 하게끔 만들기 마련이니 거기에 기대해본다. 새로운 장소에서 다들 좀더 활기차게 일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시스템, 리더라는 단어를 또 한 번 떠올렸다. 그리고선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공항철도를 잘못 타 김포까지 다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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