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609

아침
지우가 먹다 남긴 사골국물+밥

점심
삶은 고구마

저녁
쌀밥, 갈치조림, 요거트+블루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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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처럼 지우와 종일 붙어 있었다. 어린이집을 다니기 시작한 이후 처음이다. 아침에 맡기고 나올 땐 대성통곡하고, 저녁에 찾으러 가도 은우를 챙기느라 오래 알은 체 해주지 못한 게 마음에 걸리던 중이었다.

제 언니를 안아주면 빤히 쳐다보던 아이는 요즘엔 동시에 내 품으로 파고들려한다. 어린이집에서도 언니를 예뻐하면 샘을 낸다고 들었다. 질투심 같은 감정은 분명 본능이다. 누구에게 배운 것도 아닌데 어쩜 그럴까? 아이를 키우다보면 인간의 발달이란 정말 신비하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잦다. 아이가 점점 의사표현을 하고, 몸을 쓰고 타인과 감정 교류까지 이어가는 모습은 보고 또 봐도 신기하다.

여기까지 썼는데 현관문이 열렸다. 성당 족구대회에 따라갔던 은우가 돌아왔다. 그런데 갑자기 아빠가 아이를 향해 “은우, 할아버지랑 비밀 있지~?” 한다. 무슨 소린가 했더니, 은우가 성당에서 새콤달콤을 득템하고선 갑자기 “엄마한텐 비밀이야”라고 했단다.

“앞으로 비밀이 더 많아질 텐데 너 벌써부터 엄마한테 비밀이 있으면 어떻게 해?!”

아이는 씨익 웃더니 “새콤달콤한 거 있지”라고 자랑한다. 그러면서 또 비밀이란다. 나는 그저 웃고 또 웃었다. 이 흥을 떨어뜨리기 싫어 평소와 달리 아이의 휴대폰 동영상 시청협상에도 응했다. 입버릇처럼 ‘힘들다’고 하다가도 이런 날들이 있어 버틴다. 감사한 날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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