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을 움직이게 하는 힘

오랜만에 학교에 다녀왔다. 윤태웅 교수님 <떨리는 게 정상이야> 북콘서트가 열린다는 얘기에 다짜고짜 신청부터 했다. 선착순이래서. 제법 빨리 했다 싶었는데(운좋게 공고를 바로 봤다) 50명 안에 들어갔다. 얘들아 엄마는 섬그늘에 굴, 아니 학교에 북콘 들으러 다녀올게 하고 또 밤외출했다.

호기심은 사람을 움직인다. 칙칙한 하나스퀘어 귀퉁이의 강의실이 북적댔다. 나처럼 그가 궁금한 사람들이 앉아 있었다. 교복을 입고온 학생들도 있었다. 퀭한 얼굴에 후드티를 입거나 모자를 쓰고, 삼선슬리퍼를 신고 미니스톱에서 초콜릿을 사는 애기능인들과 분위기가 참 달랐다. 화장실에 갔다 옛생각에 풋하고 웃었다.

사실 책을 다 읽진 못했지만, 한 번쯤 뵙고 싶은 분이었다. 학교 다닐 때 보던 교수님들의 얼굴과는 너무 달라서 궁금했다. 좌절을 겪어보지 않았다는데, 자신이 살아온 궤적을 벗어난 일들에 예민한 까닭을 알고 싶었다. 그런 질문이 나올까 기다렸는데, 끝까지 없었다. 손을 들까말까 고민하다 결국 들었고 기회를 얻었다. 그래서 물었다.

그는 학부 시절 최루탄을 한 번 맞은 적이 있다고 했다. 이후 최루탄이 대학교 4년 내내 너무 무서웠다고, 그게 너무 비겁하고 창피했다는 기억을 계속 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람을 움직이게 하는 힘은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선한 사람들을 움직이는 것은 결국 부끄러움 같다. 부끄러움을 아는 사람들이기에 돌아보지 않아도 될 때 돌아선다. 이건 정말 어려운 일이다.

나는 그럴 수 있을까? 요즘 나는 늘 그렇듯, 내 좁은 시야와 경직된 사고가 한계라 느껴진다. 하지만 달라지는 일은 어렵다. 그래서 늘 찝찝하고 우울하다. 에잇 치킨이나 먹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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