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불편하다

나는 불편하다

2017년 7월 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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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o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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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트위터나 페북을 하다보면 결혼과 육아를 주제로 한 이야기들이 많이 눈에 띈다. 내게 ‘아이를 가진 기혼자’란 지위가 생겨난 것이 첫 번째 이유일 테고, 2차적으로는 그만큼 여성 담론을 둘러싼 논의가 활발해졌기 때문 같다. 그런데 이 글들을 읽다보면 감정이 복잡미묘해진다. 공감하며 고개를 끄덕이는 만큼 불편한 순간들이 잦아서다. 언젠가부터는 일부러 피하기도 한다.

‘이 불편함의 원인이 뭘까?’

혼자만의 의문은 생각 못한 지점에서 풀렸다. 이른바 ‘뉴미디어’ 관련 글을 보다가.

ⓒpixabay

무척이나 생뚱맞은 얘기인데, 뉴미디어와 여성담론에는 공통점이 있었다. 현재의 문제점들을 지적한다. 입 아플 정도로 맞는 말들이다. 그런데 이 이야기들 속에는 ‘현재’ 속에 묻어있는 사람들은 지워져 있다. ‘기레기’라고 욕 듣고, 시대를 모른다고, 언론 지형 변화에 눈 감고 있다고 비판받지만 정작 그 안에서 어떻게든 제몫을 하는 사람들은? 이른바 ‘뉴미디어’로 찬사받는 매체들의 장점은 분명 있고, 배워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나는 그들이 얼마나 새로운 이야기를 찾아내는지 모르겠다. 유통이 중요한 시대라지만, 결국 뉴스(News)는 새로워야 하지 않을까? 그리고 그런 뉴스는 누구든 쉽게 찾지 못한다. 그래도 어떻게든 하나라도 건져보겠다고 끙끙대는 사람들 중 하나가 그렇게 욕먹는 기레기들이다.

여성담론에 관한 불편함도 비슷한 원인이다. 가장 공감하지 못하는 대목은 ‘모든 유부녀는, 모든 엄마들은 불행하다’식의 이야기. 아니, 톨스토이도 모든 가정들은 저마다 불행하다고 했지 똑같이 불행하다고 안 했다고… 가족의 형태가 다양해지는 만큼 ‘정상가족’으로 떠받들여졌던 이성애자들의 혼인, 그리고 거기서 뻗어나오는 시댁과 관계, 성역할 이슈들은 여전히 문제점이 있다. SNS에 쏟아지는 경험담들을 보면 ‘아니 지금도?’ 싶을 때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그것을 담론화하는 과정에서 ‘모든 유부녀는, 모든 엄마들은 불행하다’고 일반화하는 일도 피해야 하지 않을까?

이 기사를 읽고도 비슷한 이유로 불편 아니 불쾌해졌다.

ⓒpixabay

 

결혼으로 ‘이등시민이 됐다’고 느꼈다는데, 미안하지만 나는 그런 감정이 든 적은 없다. 물론 나와 그의 조건은 다르다. 일단 나는 시댁이 멀고(!!!!), 남편이 육아와 가사를 많이 분담하는 편이며 자신의 부모님과 통화도 잘한다(이건 내 덕 아닌가? ㅎㅎ) 그런데 기사 속 집담회 참가자들은 나와 다르다고들 한다. 몇몇 사례들이 나오긴 하지만, 정확히 무엇이 불편한지 모르겠다. 모두가 다 알 법한 얘기지만 모르겠다. 모두가 알 법하고 민감한 이야기일수록 더 인상비평을 피해야 할 텐데, 이 집담회는 도처에 깔려있는 불행들을 인상비평하고 있다.

결혼제도가 문제라고 하지만 그 안에서 나름의 방식으로 균형과 행복을 찾는 사람들도 분명 존재한다. 다름과 다양성이 중요하다면서 왜 결혼과 양육에 만족하는 이들의 ‘다른’ 목소리는 없는 셈 취급당할까. ‘그건 네가 운이 좋아서야’라고 말하고 계속 ‘우리는 불행해, 결혼은 미친 짓이야’라고만 하는 일이 정말 결혼제도를 둘러싼 담론을 활발히 작동시킬지 의문이다. 아니 설령 그렇다해도 좀더 그 이야기들이 찌르려는 대목이 정확하고 날카로웠으면 좋겠다. 불행만 늘어뜨리는 방식으로는 누구도 공감시키거나 움직이게 만들 수 없을 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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