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106 오늘도 이렇게 산다

“셩부와~ 셩자와~” 전날 말없이 손동작을 따라하던 아이 입에서 갑자기 성호경이 나왔다. 이마와 입, 양쪽 어깨에 손을 대는 것도 곧잘 따라한다. 그러더니 따끈따끈한 고구마를 가리키며 “우리 가족 같이 먹자”고 한다. 엄마와 나는 깔깔대고야 말았다.

홍시 먹는 은우

은우의 말문이 트이기 시작한 건 가을무렵이었다. 몇 달 새 아이는 발음도 많이 정확해지고 구사할 수 있는 단어 수도 대폭 늘었다. 뭐라고 얘기하면 “알았어요”라 대꾸도 할 줄 안다. 한창 이유식할 때 누구네 아이는 외출하면 어른들이랑 밥 나눠 먹는다는 얘기, 손뼉치며 “엄마 생일 축하해”라고 말하는 모습을 참 부러워했는데 그게 벌써 1년 하고도 6개월여 전 일이란다. 입이 아프도록 하는 말이지만, 시간이란 녀석은 길 한 번 잘못 들어서는 일 없이 어찌나 잘 흘러가는지. 겨우 하루 이틀 사이에도 아이는 자란다. 말과 행동이 쉴 틈 없이 변한다.

돌고래 먹는 지우. 최근 뒤집기에 성공했다!

지우의 성장 속도 역시 둘째가라면 서럽다. 2주 전 가래 때문에 병원 갔다 몸무개를 재어보니 벌써 8.5kg. 비슷한 개월 수에선 상위 15%수준이다. 무겁다. 무거워서 잘 못 안아주겠다. 그래서 뒤집기도 늦어지는 것 같았다. 용은 쓰는데 한참 버둥대고 실패하는 시기가 길어져 살짝 걱정하기도 했다. 하지만 새해 들어 마침내 성공!!(생후153일인 1월 2일에) 이제 요령을 좀 알겠는지 오늘은 수시로 뒤집는다. 뒤뚱대며 움직이는 아이 모습에 나는 또 깔깔댄다.

물론 매일 웃음소리만 나진 않는다. 오늘만해도 은우는 내게 여러 차례 “안돼, 하지마” 소리를 들었고 막판에는 욱하는 엄마 때문에 쫄았다. 요즘 자꾸 장난치다 손가락이나 팔, 다리를 깨물어서 저지하고 있는데 오늘 또 다시 내 팔을 물려고 했기 때문이다. 며칠 전에는 공깃돌을 갖고 장난치다 충전재를 쏟았는데 그게 재밌는지 자꾸 공깃돌을 열어서 결국 내 뚜껑이 열렸다.

언니의 격한 애정표현, 동생은 숨 좀 쉬고 싶다…

어디 은우만 문제인가. 말은 못해도 울음으로 온몸의 짜증을 다 표현하는 둘째도 보통 성격이 아니다. 자꾸 보채고 안아달라 조르는 일이 는 것과 급성장기 주기가 얼추 맞다는 게 다행이라면 다행이랄까. 며칠 전에는 자꾸 새벽 2시부터 두시간 간격으로 계속 깨어나서 마치 신생아기의 악몽을 겪는 기분이었다. 몸의 피로도가 높아지면 마음의 단단함은 스르르 눈 녹듯 무너진다. 결국 두 달 여만에 나는 또 한 번 감정의 대폭발을 겪고 엉엉 울었다. “내가 무슨 생각으로 애를 둘이나 낳았을까”라고 자책하며. 불과 4일 전 일이다.

그렇게 울고 난리치다가도 어쨌든 다시 일어나본다. 거창한 이유는 없다. ‘엄마’라는 것 외에는. 아마 이 감정의 소용돌이 속에서 허우적대다 잠깐 숨돌리기를 무한 반복하는 일이 내 오랜 근황이 되리라. 그래도 종종 깔깔대겠지. 어제도, 오늘도 그랬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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